형사소송에서 미필적 고의성 증거 입증방법
01. 고의성입증 미필적고의란
저를 찾아오시는 의뢰인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형법은 '일부러' 한 행위, 즉 '고의'가 있는 행위만 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서는 이 '고의가 없었음'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사건의 성패를 가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억울한 상황일 때 반드시 입증해야 하는 것,
수사기관이 '내심의 의사'인 고의를 어떻게 증거로 증명하는지,
그리고 많은 분이 헷갈려 하시는 '미필적 고의'의 개념과 합의의 효과까지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형사처벌의 핵심 요건: 범죄의 '고의성'
나쁜 결과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부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실수로 깬 경우, 민사적으로 변상할 책임은 있지만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손괴죄는 '고의'로 남의 물건을 부순 경우에만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형법은 기본적으로 나쁜 짓을 '일부러', '의도적으로' 한 사람을 벌합니다.
실수로 한 행위(과실)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예: 과실치사상)에만 예외적으로 처벌합니다.
따라서 모든 수사기관은 단순히 "어떤 행위를 했느냐"는 사실관계보다,
"과연 일부러 그랬느냐"는 '고의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합니다.
"돈을 훔치려는 고의가 있었다."는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하고,
억울한 피의자는 "빌린 것이지 훔치려는 고의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사실관계(물건을 가져갔다)는 입증하기 쉽지만, 사람 속마음인 '고의'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 '고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수사단계에서 불기소처분(무혐의)을 받거나,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고의가 약했다는 점이 참작되면 처벌 수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고의는 크게 '확정적 고의'와 '미필적 고의'로 나뉩니다.
확정적 고의: "내가 저 사람을 때려서 다치게 하겠다."처럼 결과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의도한 경우입니다.
미필적 고의: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설령 그런 결과가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라며
그 결과를 용인하거나 받아들인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1)보이스피싱: "내가 하는 일이 좀 이상한데... 혹시 범죄 자금을 전달하는 거 아닐까?"라고 의심하면서도,
"돈을 많이 주니까 어쩔 수 없지."라며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2)폭행: "CCTV가 없는 곳에서 둔기로 머리를 세게 때리면 죽을 수도 있겠는데?"라고 인식하면서도 계속 때렸다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의뢰인이 "일부러 안 그랬어요."라고 주장하더라도,
정황상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법리적으로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무척 중요합니다.
수사기관은 '보이지 않는 고의'를 어떻게 증명할까?
고의는 내심의 의사이기 때문에 행위자가 부인하면 입증하기가 매우 난해합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외부적으로 드러난 행동이나 정황,
즉 간접증거들을 종합하여 경험칙에 따라 고의를 '추단(추측하여 판단)'합니다.
법무법인 예율에서 수많은 형사사건을 진행하며 분석한, 수사기관이 고의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범행 전후의 객관적 행위와 정황 (CCTV, 목격자)
범행 당시의 상황뿐만 아니라 범행 전후의 행동을 봅니다.
예: 사기 혐의에서, 돈을 빌리기 직전에 자기 명의 재산을 모두 돌려놓았거나 해외 도피를 준비했다면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다(고의)'라고 판단할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CCTV 영상 속 행위의 거침없음이나 반복성 등도 중요한 판단 자료입니다.
2. 범행 후의 발언 및 메시지
사건 직후 피해자나 제3자에게 한 말,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예: 방화 사건 후 친구에게 "내가 다 불태워 버렸어. 속이 시원하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면 고의성이 명백해집니다.
3. 압수수색을 통한 디지털 포렌식 및 문서 증거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을 통해 스마트폰, PC를 포렌식 합니다. 범행 전 검색 기록, 계획 수립 단계의 대화 내용, 일기, 메모 등이 발견되면 고의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4. 상대방의 사정과 사회통념
당시 상황에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예: 밤늦게 낯선 사람이 "고액 아르바이트"라며 현금을 수거해오라고 시켰다면,
사회통념상 이것이 불법적인 일임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고 보아 '미필적 고의'를 인정합니다.